[문제의 발단] 1887년에 설립되어 1987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당시 대통령이던 로널드 레이건으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받기도 했던 ‘유나이티드 웨이’는 미국 최고의 자선단체이다. 이 단체는 매월 기부자들의 급여에서 일정액을 기부받는 매우 효과적인 기금모금 전략을 사용해 왔으며, 기부자들은 유나이티드 웨이가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나이티드 웨이가 100여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쌓아올린 이미지가 1992년 들어서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나이티드 웨이를 획기적으로 키우고 발전시켜온 이 단체의 회장 윌리엄 아라모니가 단체 공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밖에 다른 비리 의혹도 있다는 점을 언론에서 폭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아라모니 회장의 월급 액수와, 대부분의 기부금을 근로자들의 월급에서 충당하는 자선단체 대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무절제한 소비행태였다. [유나이티드 웨이의 위상과 성과] 이 단체는 전국적으로 널리 홍보되는 유나이티드 웨이의 연례 캠페인 리더로 각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참여시킴으로써 경영자들의 기부활동은 물론, 그들 회사 직원들의 기부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을 활용했다. 자신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회사 직원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경영자 자신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100%에 가깝게 기부에 참여하게 만들기 위해 때로는 강압적인 방법도 동원되었다. 전국적인 조직인 유나이티드 웨이 오브 아메리카(UWA)는 별도 법인이기 때문에 약 2,200개 지역에 있는 유나이티드 웨이 지부에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지부에서는 자발적으로 모금액의 1%를 UWA에 기부해 왔다.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UWA에서는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고 광고와 여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유나이티드 웨이 지부 사무실들을 홍보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유나이티드 웨이가 미국 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의 자선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20여년에 걸쳐 UWA의 회장으로 재직해온 윌리엄 아라모니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었다. 그가 회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유나이티드 웨이는 공식적인 명칭 없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전국적인 사무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동일한 로고를 사용하는 전국적인 조직을 갖춰 모든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92년 아라모니의 사치스런 생활을 비롯해 수상한 거래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아라모니는 퇴진했고, 그 영향으로 각 유나이티드 웨이 지부에서는 기금 모금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윌리엄 아라모니] 아라모니가 재직하는 동안 유나이티드 웨이의 기부금액은 1970년 7억8천7백만 달러에서 1990년에는 30억 달러로 증가했다. 3백만 달러가 안되던 본사 예산도 1991년 2천9백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예산 중에서 2천4백만 달러가 유나이티드 웨이 지부에서 온 것이었고, 나머지는 기업의 기부금, 투자, 수익, 컨설팅 비용 등에서 충당했다. 아라모니는 본사 직원의 수도 275명으로 늘렸다. 아라모니는 미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으며, 많은 미국 최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이 단체의 이사로 영입하여 이사회를 구성하였다. 이사회 회장은 IBM의 최고경영자가 맡았으며, 시어즈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 미국 풋볼리그의 총재 등이 이사로 참여하였다. 이처럼 국내 최고경영진들이 유나이티드 웨이의 이사로 활동하게 되자 이 단체의 명성은 높아만 갔고, 다른 대기업들도 기부금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아라모니는 자선단체 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경영자였는데, 1992년 그의 연봉은 46만3천 달러로 이 수치는 업계 두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미국심장협회 회장의 거의 두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사회에서는 해마다 아라모니 회장의 연봉을 6%씩 인상해 주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아라모니의 비리 폭로] 1991년 <워싱턴 포스트>는 유나이티드 웨이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윌리엄 아라모니에 대해서 고액 연봉, 호화로운 여행 습관, 연고주의 인사 가능성, 5개 자회사들과의 수상한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1992년 2월 <워싱턴 포스트>는 아라모니의 비용 청구서 내역을 다음과 같이 폭로하였다. -아라모니는 과거 5년간 리무진 경비 9만2천265 달러를 유나이티드 웨이에 청구했다 -초음속 여객기 콘코드 항공료 4만762 달러를 청구했다 -자신과 아내, 다른 사람들이 이용한 퍼스트 클래스 국제항공료로 7만2천 달러 이상을 청구했다. -개인 여행, 선물, 사치품 구입 명목으로 수천 건 이상의 비용을 청구했다 -1988~1991년 사이에 라스베가스와 네바다로 29차례 여행을 갔다 -자신의 딸을 비롯해 자신과 특별한 관계였던 여성이 살고 있는 플로리다주 게인스빌로 49차례 여행을 하고 그 비용을 청구했다 -그의 CFO가 운영하는 회사에 2백만 달러를 대출해 주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측근이 운영하는 자회사로 기부금을 빼돌렸으며 가족들에게도 특혜를 주었다 -수만 달러의 UWA 컨설팅 계약을 친구나 동료들에게 넘겨 주었다 UWA의 정책상 가족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라모니는 친구와 친척들을 컨설턴트로 고용하거나 자회사 직원으로 채용함으로써 이를 교묘하게 피해갔다. 그는 2명의 측근에게 컨설팅 명목으로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는데, 이에 대한 증거서류가 불명확했다. 뿐만 아니라 거래에 대한 증거서류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결과] 아라모니의 월급과 지출 내역이 공개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심각했다. 유나이티드 웨이 지부의 납입금이 줄어든 것뿐 아니라 UWA는 자회사들과의 대출금 문제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비영리단체라는 지위가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한때 근로자들의 월급에서 기부를 받는 독창적인 방식을 통해 거대한 자선단체로 위상을 높여왔던 유나이티드 웨이는 이제 자신들과 같은 방법으로 모금을 하는 다른 자선단체들에게 기부금을 빼앗기게 되었다. 1992년 2월 아라모니는 결국 사퇴했으며, 유나이티드 웨이 이사회는 같은해 8월 평화봉사단 회장인 일레인 차오를 새 회장으로 임명했다. [분석] UWA를 둘러싼 문제 중에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유나이티드 웨이가 기부자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영자의 행동에 대해 누구하나 간섭하는 사람이 없이 방만하게 운영되다 보니 비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유나이티드 웨이는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었으므로 방만한 경영에 대한 비난 여론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납입금을 계속해서 지불하고 있는 지부의 수가 2년 전의 1,400개에서 890개로 줄었으며, 새 회장인 일레인 차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윌리엄 아라모니는 유나이티드 웨이에서 1백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는 자선단체의 기부금을 개인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사용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1998년 말 연방법원은 UWA가 아라모니에게 퇴직금으로 2백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질문] 1. 유나이티드 웨이에 기부를 할 생각이거나 실제로 기부를 한 사람으로서 아라모니의 ‘사치스러운 생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러한 혐의 사실이 당신의 기부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2. ‘비영리단체는 실적에 따른 평가가 없기 때문에 비용을 제대로 관리하거나 지출 경비를 정확하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이 내용에 대해 토의해 보라. 3. 당신이 큰 금액을 기부하고 있는 자선단체에서 광고 비용으로 1천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하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자신의 입장에 대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보라. 4. 만약 어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유나이티드 웨이에 기부를 하라고 강제성 있는 지시를 내렸다. 당신은 이 사실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사건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어떤 의미를 함축한다고 생각하는가? [자료정리 : e매니지먼트 윤리경영연구소 나상억 소장] *자료출처 : <윤리경영> (로버트 F. 하틀리 지음/e매니지먼트㈜ 옮김/21세기북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