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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CSV, 기업 생존의 필수전략

관리자 2020.02.03 08:49 조회 1138

CSV,기업 생존의 필수전략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창한 경영철학이다. 기존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달리 경영활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한다.실업, 환경오염, 고령화 등의 사회문제를 기업 주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만 보고 달려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장 환경에서 CSV는 거의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CSV를 실제로 경영 일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국내 CSV 비즈니스 사례와 그 추진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2012년부터 CSV를 추진해왔다. 주요 활동 분야는 시니어 비즈니스다. 시니어 관련 소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니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유한킴벌리는디펜드 시니어 일자리 기금을 출연하여 소셜 시니어 벤처 설립에 필요한 재원을 포함해 시장조사, 설비도입, 연구, 판로개척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인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있다. 유한킴벌리는 휴지, 유아용품, 여성용품, 노인용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저출산은 곧 유아 기저귀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 유한킴벌리 입장에서 시니어 시장 개척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노인들의 빈약한 지갑 사정이다. 한국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자살률 또한 압도적인 1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도 가장 가난한 노인들이 한국의 시니어들이다. 이들에게 요실금 팬티 같은 시니어용품을 구매할 여력은 없다. 유한킴벌리가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을 위해 시니어 일자리부터 창출하고 있는 이유다. 시니어 산업은 시니어들이 소비력을 갖춘 고객이 될 때 비로소 커지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지금까지 38개 시니어 비즈니스 소기업을 육성하고 650개 이상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또한 시니어 시설에 심리/위생 교육을 제공하는 시니어 케어 매니저 육성 등의 성과를 냈다.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의 CSV 사업인 실버택배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업의 사업적 난제도 해결한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택배는 물건을 지정된 장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택배기사들은 배달 건수마다 책정된 수수료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수백, 수천 세대가 모여 사는 아파트는 비교적 쉽게 많은 물량을 배달할 수 있다. 반면 산동네, 좁은 주택가, 골목길은 트럭이 들어가기 어렵고 배송시간도 오래 걸리며 올바른 주소지를 찾기도 어렵다. 가파른 계단이나 언덕도 오르내려야 한다. 택배기사들 입장에서는 기피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업이 특정 지역의 물량만을 거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실버택배다. 택배기사들이 지역 거점에 택배 물량 전체를 갖다 두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실버기사들이 집집마다 배달을 하는 것이다. 원래 사는 동네다 보니 주소가 어려울 일도 없다. CJ대한통운은 실버기사들을 위해 친환경 전동 카트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차 없는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실버택배 서비스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버택배는 일자리 제공에 더해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노인 고독 문제 해결이다. 시니어들은 경제활동을 하며 동료들과 소통하고 업무 노하우도 공유한다. 삶의 활력을 되찾는 셈이다.


지난해 9월 유엔(UN)은 실버택배를 지속가능경영 우수 사례로 세계 각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풀무원


풀무원은 2000년대 초부터 농가들과의 상생을 진행하고 있다. 풀무원이 기업 가치로 내세우는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깨끗한 농산물을 제공해줄 공급처가 있어야 한다.그래서 풀무원은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농가에는 안정적인 수취가격과 형성과 판로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를 양성하고 이를 위한 우수 종자 보급, 농산물이력추적관리 등록을 위한 교육 및 기술 지원 등을 실시한다.


풀무원은 동물복지 달걀 시장을 개척하고 국산콩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등 국산 농산물 보급과 공급망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협력기업을 통한 국산 농산물 구매 비율은2016년 대비 26.9% 상승했고 259억 원의 구매 실적을 달성해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듀오


듀오는결혼해 듀오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결혼정보업체다. 가정은 자녀를 출산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내는 역할을 한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을 이루는 결혼을 돕는 것은 사회 재생산 관점에서 그 자체로 CSV라고 할 수 있겠다. 듀오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여성, 특별히 경단녀 일자리 창출 분야다.


듀오는 전 직원의 90%가 여성이다.그중 40대 이상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70%를 넘는다. 실제로 여성들은 어느 정도 자녀를 키워놓은 40대가 되면,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구직활동에 나선다. 그러나 이들을 반기는 기업은 드물다. 길게는 20년 가까이 일을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듀오는 적극 채용한다. 엄마로서, 주부로서 쌓은 경험을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회원들보다 더 까다로운 회원 부모님들의 속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센스있게 상대방을 매칭해주기 위해서는 사무 능력보다도 통찰력이 필요하다. 먼저 결혼생활을 해본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듀오는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유치하고 사회는 여성 고용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사회와 기업은 운명공동체


CSV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키우고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하며 환경을 보존하고 없던 시장을 만들어낸다. 기업의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기업과 사회, 양측 모두에게 효용을 주는 교집합인 것이다. 언제나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 왔다. 그것이 곧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유인이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적 이익 창출의 연결. CSV는 어쩌면 가장 원론적이자 가장 영리한 경영전략일 것이다.


[출처: 기업윤리브리프스/202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