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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윤리인권 사례

[기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CP)이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을까?

관리자 2021.09.03 17:54 조회 793

과거에는 기업이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보여주기식 윤리경영 전략을 채택한 측면이 있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인 ESG가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기업이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ESG 경영을 현실적인 경영전략으로 판단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려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윤리위반행위를 어떻게 적절하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기업은 이를 자율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비윤리적 친조직 행동(Unethical Pro Organizational Behavior, UPB)”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이란,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기업의 구성원들이 사익을 위해서 비윤리적인 행동에 참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업이 오랫동안 윤리경영 활동을 해왔음에도 비윤리적 행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개념화한 것이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에는 기업과 사업주 이익을 위한 회계부정, 비자금 조성이나 거래관계에서 부여된 지위와 역할을 남용하는 횡령, 뇌물수수납품 비리뿐만 아니라, 거래 상대와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갑질, 물량 밀어내기 등도 포함된다. 대표적인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의 사례로는 미국 월드컴사의 대규모 회계부정 사건, 사용 금지된 식자재를 원료로 사용했다가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파산에 이른 일본 유끼지루시사 사례, 독일 폭스바겐사의 배기가스 연비조작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로 볼 때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는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하여 막대한 피해를 보거나 기업 파산을 초래하는 위험한 행위이다.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에 대한 관리는 기업의 위험관리영역으로 기업의 준법경영시스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도 연결되어 있다. 대규모 다국적 기업들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직원들의 부정행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멘스는 회사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정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감사에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여 기업 내 비윤리 행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폭스바겐사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지만 연비조작 행위를 막지 못했고, 직원들의 독점금지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정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에 대한 모의재판을 진행하는 등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자부심을 가졌던 Intel 또한 2009년 그들의 프로그램이 무능할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검찰의 고소를 당했다.


기업들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비윤리 행위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직원들의 비윤리 행위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Intel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직원의 비윤리적 행동 예방목적으로 활용하기보다 비윤리 행동으로 인한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고,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내에 존재하는 관행을 합리화하고 관행으로 발생한 피해를 부정하는 데 사용했다.


기업은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이 기업의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에 최근 윤리준법경영 프로그램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기업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기업의 관행과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도록 프로그램 도입과 관련된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기업이 윤리적 책임을 수행하고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예방하도록 하는 도구로 작용해야 하며,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대한 준수와 실천 의지를 직원들에게 보여준다면 기업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직원들의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하게 되는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고 조직 내에서 이를 유인하는 조직적 요인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을 예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기업은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과 관련된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내부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컴플라이언스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조직 구성원이 윤리적 의사결정 절차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출처:윤리준법경영브리프스/2021-9월호]